2022년 7월 7일에 훈련소에 입소해서 7월 28일에 퇴소했습니다. 다행히도 좋은 사람들과 같은 분대에서 생활해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.
이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중요한 준비물이나 알아두면 좋은 사실들을 적어두고자 합니다.
준비물
필수
신분증 - 당연히 입소할 때 필요합니다. 나라사랑카드는 없어도 입소는 되는데, 있는 편이 조금 더 일처리가 편한 거 같았습니다.
신용/체크카드 - PX 갈 일 있으니 하나만 챙겨둡시다. 전화할 때도 사용합니다.
캐리어 - 무조건 큰 제품이 이득입니다. 자기가 신었던 신발과 옷, 그리고 훈련소에서 나눠주는 온갖 물건들을 다 담아가야 하는데, 작은 캐리어에 다 담는 것도 은근히 어려움이 많습니다. 제가 32인치 사이즈 캐리어를 들고 갔는데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. 캐리어를 안 가져온 사람들 다들 퇴소할 때 고생하면서 짐 가져갔습니다.
손목시계 - 디지털만 된다는 소리를 어디서 봤는데 아날로그도 됩니다.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안 들고 오는데, 불침번 설 때 있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. 스톱워치 기능 있으면 안에서 맨몸운동할 때도 편합니다.
세면도구 - 닦을 거리는 비누밖에 안 줍니다. 클렌징 폼 같은 것도 사용 가능하니 걱정않고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. 대용량 사이즈만 아니면 됩니다. 면도크림도 하나 챙기는 거 잊지 마세요.
선크림, 로션 - 이것도 써도 됩니다. 평소에 쓰시던 거 쓰세요.
물티슈 - 이거 반입불가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. 청소할 때도 그렇고 요긴하게 쓸 일이 많으니 한 개 가져가면 좋습니다.
휴지 - 입소할 때 인당 3개씩 지급되었는데,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사람마다 다 다른 거 같습니다. 2~3개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.
칫솔 - 지급해주는 칫솔이 진짜 구립니다. 아무리 써도 이가 제대로 안 닦입니다. 치아 건강을 위해서라도 챙깁시다.
면봉 - 총기손질할 때 쓰게 되니 몇 개 가져가면 좋습니다.
필기구 - 지급해주는 펜이 좀 많이 안 좋습니다. 좋은 필기구 들고 가는게 마음 편합니다.
책 - 불침번 때 할 게 정말 없습니다. 막사 내에 책이 어느 정도 비치되어 있지만 원하는 책이 없을 가능성도 꽤 있습니다. 본인 취향의 책을 좀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.
마스크 - 훈련소에서는 매주 7개씩 보급해줬었습니다. 그런데 여름에 갔다오다보니 마스크가 땀에 절어서 하루에 1개보다 많이 쓸 때가 잦았습니다. 게다가 혹여나 안 나눠주는 경우가 생긴다면… 몇 개 챙겨가면 편합니다.
충전기, 보조배터리 - 저희의 경우에는 매일 10분씩 더캠프라는 앱을 통해 훈련소 편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었습니다. 매일 10분씩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충전기나 보조배터리는 챙겨두는 것을 추천합니다.
있으면 좋은 것
수건/팬티 - 수건은 2개라서 조금 불편하고, 팬티는 훈련하면서 땀에 절 일이 많아서 더 챙겨두면 좋습니다.
귀마개, 안대 -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코를 고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라 민감한 분이라면 꼭 좋은 거로 갖고 갑시다.
사탕 - PX를 바로바로 보내주는 건 아니라 입이 심심할 때 좋습니다.
팔꿈치 보호대, 무릎 보호대 - 각개전투 때 쓰게 되는데, 자세만 잘 잡으면 요령껏 안 다칠 수 있습니다. 보호대 답답해서 안 차는 인원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. 문제는 훈련소에서 보호대를 안 나눠주거나, 분대의 일부만 쓸 수 있는 정도로만 나눠줍니다. 걱정이 많이 되는 분은 자전거 탈 때 쓰는 거처럼 딱딱한 거 가져가는 걸 추천합니다.
쿠션 - 저희가 묵었던 생활관은 바닥에 얇은 매트리스를 깔고 자는 식이었는데 엄청 불편했습니다. 허리가 안 좋은 사람은 잠도 제대로 자기 힘들고요. 얇은 쿠션 하나 정도 들고 가면 더 편하게 잘 수 있습니다.
없어도 되는 것
손톱깎이 - 하나 줍니다.
위장크림 - 훈련소 앞 상점에서 필요하다고 사라고 하는데 이거 써봤다는 글을 거의 못 봤습니다. 저도 사용할 일이 없었습니다.
면도기 - 도루코 거 좋은 거 하나 나눠줍니다.
간식 - 부식을 지나치게 많이 줍니다. 이거 다 먹으면 100% 살 찝니다.
팁
- 저는 전화를 할 일이 거의 없긴 했는데 전화할 생각이 있다면 폰번호는 어느 정도 적어갑시다.
- 편지 쓸 계획이 있다면 우표랑 편지지랑 편지봉투는 어느 정도 챙겨가세요. 특히 우표는 들어가면 못 구합니다.
- 혹시 다른 전문연 분들을 여럿 만날 수도 있습니다. (저는 거의 못 봤습니다.) 명함 있으신 분들은 어느 정도 챙겨갑시다.
- 분대장 훈련병, 소대장 훈련병, 중대장 훈련병 같은 걸 뽑을텐데 귀찮은 거 싫어하는 성격이면 최대한 피하세요. 혹여나 걸리더라도 소대장 훈련병은 무조건, 무조건 피하세요. 훈련소에서 제일 귀찮은 일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.
- 훈련소가 논산역에서 꽤 멉니다. 택시 시간 고려해서 가시길 빕니다. 터미널은 가깝긴 한데 차가 잘 없습니다.
- 매 회마다 다른 모양이지만 제 경우에는 온 순서대로 분대를 잘랐습니다. (아마 전문연이나 산업체 쪽 인원이 많으면 그쪽만 모인 분대를 만들고, 아닐 경우 공익이랑 같이 섞는 거 같았습니다.) 좋은 분대와 생활하려면 일단 일찍 가세요. 저는 오후 2시부터 입소일 때 1시에 도착해서 들어갔습니다. 늦게 온 사람들이 모인 뒷 소대에서는 사건 사고가 무척 많았습니다.
- 같이 온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붙어다니세요. 높은 확률로 같은 분대에 갈 수 있습니다.
- 군장을 맬 때 전부 매고 가는 완전군장과 무거운 가방 안 매고 나가는 단독군장이 있습니다. 완전군장 안 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그러는데 뭘 해도 최대한 빠지세요. 완전군장하면 인센티브 준다 이런 소리 하는데 그냥 안 하고 인센 안 받는 게 훨씬 마음 편합니다. 음… 차피 열심히 해도 나중 가면 열심히 하는게 손해보는 곳이 군대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.
- 하지만 초반부터 도보제한자는 안 하는 게 좋습니다. 본인이 걸을 수는 있다, 하면 처음에는 적당히 훈련은 참가합시다. 초반부터 도보제한자 신청한 사람들 나중에 따로 모아서 수료식날 배식 담당도 시키고 온갖 귀찮은 거는 다 시킵니다.
- 자기 머리 사이즈 알아가면 편합니다. 육군모랑 베레모 사이즈 조사할 때 필수입니다. 다들 자기 머리 사이즈 몰라서 적당히 신청했다가 다른 분대 사람들까지 와서 서로 사이즈 맞는 모자를 찾아 가져가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.
- 군복 사이즈 부를 때 아마 한 치수 위로 부르라고 얘기를 해줄텐데, 경우에 따라 안 해줄 수도 있습니다. 너무 맞춰서 신청하면 엄청 꽉 낄 수 있습니다. 적당히 크게 신청합시다.
- 사격 1일차에 영점사격을 하게 되는데, 제 경우에는 합격할 경우 2일차를 쉬게 해주고 보충교육도 없었습니다. 반면 불합격할 경우 2일차 훈련도 나가고 보충교육도 받아야 했습니다. 침착하게만 쏘면 총알은 어떻게든 직선으로 나갑니다. 미리 연습 많이 해두시고 편하게 삽시다.
- 3주 보고 말 사이인데 화내지는 맙시다. 보통 분대에 폐급이라 할만한 사람이 한 명 있을텐데 인내심을 길러봅시다.
- 지금 이 글 말고 다른 글들도 많이 찾아보세요. 매번 뭔가 바뀌는게 훈련소입니다. 사람마다 다 말이 조금씩 다릅니다.